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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끼의 모티프…는 아니고 모티브는 아무래도 히어로물
정확히는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로부터 내려온 자경단식의 히어로물인데, 여기에 피카레스크와 안티히어로 요소가 섞인거죠.
한창 제가 영웅에 대해 열심히 생각할 때였으므로 나온 결과물이었다고 봅니다
영웅은 기본적으로 체제에 반하는 인물일 수 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영웅의 전제는 잘못된 체제와 사회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에서 영웅은 필요치않죠. 하지만 잘못된 체제 속에서 영웅이 되려면 필연적으로 범법을 저지르게 됩니다. 꼭 숭끼처럼(...) 살인만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거리에서 일어나는 폭행이나 강간, 갈취 등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뭘까요? 현대 사회에서는 경찰을 부르는 일입니다. 경찰을 부르면 그들이 상황을 일단락시킬 겁니다. 그들에게는 총과 무력, 그리고 권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후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육체적 피해가 보상받지 못하는 사회구조라면 어떡하죠? 단지 가해당하는 당장의 상황이 멈춘 것만으로 만족해야하나요? 모든 인간은 대체로 피해자가 당한대로 가해자도 당하는 것을 정의라고 여깁니다. 최초의 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의 기본 골자처럼요. 그렇다면 피해자가 보상받지 못한 이상 정의는 실현되지 않은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등장한 영웅은 제구실을 하지 못한 법 대신 사적 제재를 하려고 하는거죠. 하지만 가해자를 어떻게 개인이 제재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폭력입니다. 협박이든 물리적 폭행이든, 살해든… 폭력은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다시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각인시키는 행동이니까요. 거의 모든 국가의 사법에서 사적 제재는 범법 행위입니다. 이게 허용되면 법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법의 권위를 떨어뜨리거든요.

숭끼가 하는 짓은 전형적인 사적 제재이며 영웅 심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숭끼의 특이한 점은 사적 제재할 대상을 전인류로 기막히게 확장한 나머지 스스로조차 제재의 대상이라고 보는거죠… 별로 특이한 게 아닐 수도 있겠다
숭끼는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다는 백그라운드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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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생각하기에 어린 시절은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린 시절 고난으로는 부모님이 있었죠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았고, 맞벌이인 부모님은 마키오에게 쓸 돈과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숭끼는 대체로 ‘바쁜데 그런 것 정도는 혼자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뭔가를 요구하지 못하고 주눅들어 있으며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는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그런 것치고는 잘 자란 것 같다. 아마 타고나길 잘 참고 순응하는 성격이었겠죠? 타인을 이해해야한다, 배려해야한다… 이런 사회적 교육을 빠르게 흡수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사실 이건… 다닌 학교가 나름대로 여유있는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였기에 거기서 배운 이상주의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이 되는 거잖아요? 자연스럽게 좀 순진하다고 볼 수 있는 이상주의를 학습한거겠죠… 

 

숭끼 본인은 사실 이때의 가정환경에 대해 지금도 딱히 뭐라고 생각하지 않을듯… 그런 가정은 이미 많기 때문에 스스로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날려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하지만 이상주의를 쉽게 받아들이고 정의를 추구하고 영웅을 바라는 경향은 이때의 환경이 많이 영향을 미쳤겠죠

 

하지만 숭끼도 허공으로 날려버릴 수 없는 고통의 순간이 오는데… 그게 바로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 사건이네요

같은 반 내부에서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생겼고, 주동자들은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한 반 전체가 한 학생을 따돌리게 되었어요

숭끼는 원칙적이고 이상주의적으로 생각해서 따돌림을 막아섭니다. 그 학생과 적극적으로 친분을 맺었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그건 당하는 입장에서 기분나쁠지도 모르겠지만 숭끼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런데 가해자들한테는 쨉도 안됐습니다… 왜냐하면 숭끼는 몸만 크고 튼튼하지 딱히 힘을 함부로 휘두르는 쪽도 아니었고 성격도 공격적이지 않고 부모가 힘이 있는 쪽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같이 따돌리고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이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폭력을 당하는 경험을 많이 했겠죠

그래도 숭끼는 결국 증거를 잡아서 경찰에 신고하는데 성공했는데,

문제는 같이 괴롭힘당하면서 조금의 유대라도 쌓았다고 생각했던 피해자(이름은 마사토고 현재 시점 유명 배우)가 가해자들에게 협박을 받고 진짜 가해자는 마키오다… 라고 증언한거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모두가 침묵했고 경찰은 가해자들 부모에게 돈을 받은 정황도 보였으며 이후 숭끼는 간신히 소년원은 면하고 대신 퇴학당했습니다.

 

그때쯤 집에 처박혀있을 때 집에 들어온 것이 입양된 동생 나츠히코.

사실 이 시점에서 숭끼는 부모에 대한 신뢰를 많이 잃었습니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숭끼에게 사과하라며 퍼포먼스식 폭력을 가한 것도 부모님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웬 모르는 아홉살짜리가… 갑자기 입양되었다? 그리고 부모에게서 직접적으로 나츠히코를 맡아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집안은 풍족해졌고 부모님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숭끼는 오히려 심란해졌고요

나츠히코에 대한 태도를 정할 여유도 대할 여유도 없었고, 대신 도피성으로 공부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경찰은 못 믿겠으니 법조인을 목표로 하자! 했지만 목표한 법학과는 학폭 전과로 못가고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네요

그리고 대학교 3학년 즈음… 친족 살해로 교도소감 (모두가 알다시피)

 

그니까 앞서말한 잘못된 체제 속 피해자 서사를 가지고 있는데, 한편 마음속에 쌓여있던 원한과 악의, 공격성을 전부 드러내기 위해서는 계기가 필요했던 거에요
 
숭끼는 잘못된 사회구조의 피해자인데, 사실 누구보다도 사회에 순응하기 위해 여태 살아왔어요
욱여넣은 타인에의 이해심, 배려… 이런 건 전부 무관심한 가족 아래 스스로를 편입시키고, 또한 학교의 중상류층 친구들 사이에 스스로를 편입시키기 위한 노력이었거든요
너무 스스로를 가.라해오다보니까 인생 방향을 흔들만한 계기가 필요했는데, 그 틈을 만든 게 쿠츠나기고, 쐐기를 박은 게 천삼지겠습니다
그런데도 이미 욱여넣은 스스로의 이상주의적 정의 아래서는 본인 또한 범죄자이며 제재의 대상이에요
이건 사회에 순응하려던 사람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모두를 심판한 후에 나 또한 심판당하겠다… 그런데 사법기관은 못믿음;; <<이런 끔찍한 게 탄생한 것
법이 왜 법이겠어요?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깎아낸 거니까 법이고 공신력을 가지겠지
그런데 그걸 혼자 다 하려고 하니까 흑화한 것처럼 보이는겁니다

숭끼는 점점 사적 제재를 남발하지만 정작 숭끼가 가지고 있는 정당성(?)은 그의 피해자성밖에 없어요
심지어는 쓸데없이 범인류적이고 인류애가 있어서 나한테 못되게 군 놈들 복수인것도 아니고 세상 모든 가해자들 처벌받지 않은 놈들 다 쿠츠나기로 찔러서 조종하겠다 <<이런 극단적인 인간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숭끼는 지나치게 자낮이라서 자신의 피해에 대한 복수는 그럴 가치가 없다고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하고 모든 사람들의 피해를 대신 갚아주겠다… 이런 게 정당해보인다고 가져오는 정말 꼬인 인간이에요
누구보다 개인적이면서 개인적이고 싶어하지 않아요
스스로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전인류의 억울함을 가져와요
정말 껄끄럽다…

그런데 개인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확장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오히려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아무도 안믿어주는데 아무도 안죽임ㅠㅠ)
인류를 사랑해서 무조건 교화만 하려고 함… 진짜 개끔찍 인간이면 죽여야지 하는데 여태까지 본인 판단으로는 죽일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하네요

자관 필버는 또 다음 게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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