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키] 별의 바다를 건너
2024.08.25
Backup/Tribute
눈을 뜨면 몸이 미약하게 흔들리는 기차 안이었다. 보이는 것은 푸른 벨벳이 깔린 좌석에, 회색 바니시를 칠한 듯한 벽, 그리고 노란 전등이 일렬로 달려 있는 박물관에서나 사진으로 봤을 법한 옛날 기차의 객실. 사람은 거의 없고, 네 사람은 앉을 수 있을 법한 단체석에는 아키 혼자 앉아있었다. 무심코 고개를 돌려 바라본 창밖은 밤처럼 검었고, 구름도 별도 없는 암흑 뿐이었다. 언제부터 기차를 탔더라. 기억이 안개가 낀 것처럼 모호했다. 그러나 전혀 긴장도 되지 않았고, 마치 안락한 침실에 누워있는 것처럼 마음은 편안할 뿐이었다. 이곳은 어디일까. 어쩐지 티끌 한점 없는 창밖의 어둠에 이끌려 창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검표 협조 부탁드립니다.” 어느새인가 검은 모자를 쓴 차장이..